'아니 내가 지금... 처음 두번은 잘못 눌렀다고 생각해서' '세번째는 천천히 확인하면서 다시 눌렀는데 그리로 연결이 됐고' '네번째는 우리 직원이랑 같이 보면서 한자리씩 천천히 다시 눌렀거든요? ' '직원도 옆에서 XXX-0000 누른게 맞다고 하는데, 왜 그리로 연결이 됐는지 모르겠네?'
짜증은 사라지고 호기심이 몰려왔다 그제서야 여태 걸려왔던 이상하게 잘못 걸려왔던 전화들이 생각났다
'다시 한번 걸어보실래요?'
곧 전화벨이 울렸다.
그 아저씨와 서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한 결과는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노래방 도우미를 찾는 전화를 건 것이 맞다. 전에도 같은 번호로 연락을 해 왔다. 하지만 일년에 한두 번씩 왜인지 그 전화는 전화번호가 전혀 다른 우리집으로 걸려온다. 서로의 마음 속에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어쨋건 결론은 알 수 없었고 이후론 그 전화를 받는 일은 없었다. 금방 이사를 가기도 했고 핸드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며 집 전화는 없어졌으니까.
잊고지냈던 이 교환기 에러(?)에 대한 생각이 또 든 이유는 오늘 또 신기한 전화가 핸드폰으로 왔기 때문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이것도 비슷한 이야기다. 별로 신경쓰지 않아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4~5년 전쯤부터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언제 와요?' 'X떡 한말 주문할라고요'
같은 전화를 가끔 받았다. 이것도 일년에 한두번쯤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 서울은 아니고 지방 어딘가에 있는 XX방앗간을 찾는 전화다. 그 주인의 핸드폰으로 전화한다는 것이 나에게 온 것이다.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전화하신 분들은 방앗간을 찾는 분들답게 주로 연령층이 높은 여성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 아버지가 그렇듯 그 나이대의 분들이 스마트폰 전화번호부를 잘 쓰지 못할 수 있다. 일일이 키패드를 누르다 잘못 누르는 것 쯤이야 흔한 일이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오늘 전화하신 분이 하신 말씀은 나를 약간 놀라게 했다
GPS 추적기능이 있는 추적기도 있습니다만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별도의 유심이 필요하고 통신요금도 발생하며 배터리 소모량이 높아 충전 없이 장시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애플의 에어태그나 삼성의 갤럭시태그는 모두 블루투스를 사용합니다. 실내 기준으로 일반적인 블루투스 도달거리인 20~30미터 혹은 실내 상황에 따라 10미터 이하밖에 추적이 되지 않습니다.
스펙상 120미터라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방해전파도 없을 때의 얘기입니다.
갤럭시폰 끼리는 이 태그들의 위치정보를 공유해서 Smartthings 서버에 전송하기 때문에 갤럭시 사용자가 많은 국내에서는 블루투스 만으로도 먼 거리까지 추적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애플의 에어태그도 같은 이유로 먼 거리까지 도난당한 물품을 찾는다던가 하는 경우도 가능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단거리에서만 가능한 추적기라는 점을 명심하고 사용해야 오해가 없습니다.
전 여태 무사고 운전자이긴 하지만 운전을 몇시간 이상 하면 남들보다 훨씬 피곤해 하는 편입니다. 하루에 운전을 4시간 이상 하면 거의 기절하는 수준이거든요.
이건 여태 제가 운전을 못 해서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요. 자꾸 흩어지는 집중력을 어떻게든 붙들어 놓으려고 애쓰다 보니 정신적인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 감정과잉 이건 ADHD중에서도 모두 드러나는 건 아닌 것 같지만 확실히 커뮤니티에는 관련 질문과 경험담이 많더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엄청나게 잘 울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감정과 다르게 눈물이 한번 시작되면 댐이 무너지듯 감정 자체에 휩쓸려 그걸 제어하는게 거의 불가능했어요. 성인이 되면서는 많이 나아졌지만 감정의 폭발이 줄어든 건 아니고 댐이 튼튼해진 느낌입니다.
병원이 10개라면 ADHD 검사 가능한 병원은 5~6개쯤 있고 그중 70%는 소아/청소년 전문인 식이었습니다.
소아/청소년은 문제가 보이면 부모님 손에 이끌려 오겠죠.
하지만 성인은 직접 정신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적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에 연락을 쫙 돌렸지만 2개 병원만 성인 ADHD 검사가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예약없이 방문 가능하지만 와서 1~2시간씩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예약 가능한 병원에 예약을 했습니다.
....가능한 예약일이 한달 뒤가 가장 가깝더군요.
용기내서 병원을 가려고 해도 예약과정에서 다 떨어져 나갈 듯 싶네요.
병원에 도착한 후 패드로 간단한 자가평가를 했습니다.
불안척도/우울척도/수면질/스트레스 등을 평가하는 간단한 설문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병원 첫 방문자들에게 모두 하는 기본적인 테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ADHD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동반이 많다고 하더군요.
다 정상치로 나왔고 이 테스트에 대한 설명이 있은 후 상담이 시작되었습니다.
상담 내용은 딱히 기록해 놓지는 않아서 많이 잊었습니다.
이게 ADHD의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이런 대화내용이나 세세한 부분은 정말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리는 편입니다.
어째서 ADHD라고 생각하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렸을 때는 어땠는 지 물어봤던 것 같네요.
글을 쓰면서 조금 정리해 봤는데 제가 생각한 타인과의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1. 방정리는 그럭저럭 하지만 책상정리 못함.
2. 물건을 잘 떨어트리거나 망가트림
3. 여기저기 잘 부딪힘. 발가락, 정강이가 남아나지 않음.
4. 일반적으로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자잘한 실수를 많이 함.
시험문제를 중간에 빼먹고 푼다던가 한 페이지를 통채로 넘긴다던가 하는 일 등.
5. 일의 순서나 계획을 짜는 것이 어렵고 기억하기 힘듦
6. 대화를 잘 듣고 따라가지 못함. 1:1대화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여러명이서 대화할 때 놓치는 부분이 매우 많음.
원래도 약간 있었으나 군대에서 사격중 고막이 한번 찢어진 후 난청 증상이 생긴 듯 더 심해짐.
이비인후과에서 검사했을 때는 청력에 이상이 없다고 함.
7. 도전정신 없음. 어려운 일은 심리적으로 먼저 피하게 됨. 부정적인 결과부터 생각함.
8.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되는대로 사는 편.
9. 심각한 길치. 방향감각 제로.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 노선도 잘 못 외움.
10. 근력, 순발력 등 몸 그 자체로만 봤을 때는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스포츠 종목은 대부분 매우 못함.
오른쪽으로 찬 공이 왼쪽으로 날아감.
11.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함. 독서를 좋아하지만 책 제목과 저자 등은 잘 기억 못함.
12. 글을 잘 못 씀. 다 쓰고 나서 읽어보면 주절주절 읽기 힘든 글이 되어있어서 퇴고를 매우 많이 해야 함.
의사 선생님께는 위 항목중 서너가지만 말씀드렸네요. (위 항목은 한참동안 정리해서 쓴 글이고 평소에는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산 지가 40년이 넘다보니 이제는 나름 적응했달까 대응하는 방법들도 약간 있습니다.
- 필수품은 숫자로 세면서 잘 분실하지 않게 됨 지갑, 열쇠, 우산 챙기려고 하면 지갑열쇠만 챙기고 우산을 잊는 식이었는데 물건 3개를 챙겨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을 바꾸고 난 뒤에는 지갑 열쇠 그리고 뭐더라... 아참 우산! 하는 식으로 기억하게 됨
예전에는 1년에 3개씩 분실하던 것을 이제는 2년에 1개 분실하는 정도로 줄어듦. 이렇게 약간이나마 개선되고 나서야 인생 최초로 비싼(25만) 지갑을 살 수 있었음.
그래도 한번은 분실하고 15만원짜리로 재구매함...
-미루는 습관 초안만 잠깐 시간 들여서 해놓고 마음 편하게 최대한 미룬다. 미리 하려고 조바심내봤자 소용없다는걸 경험으로 알게 됨. 한달전부터 준비해도 마지막날 밤새고 일주일전부터 준비해도 마지막날 밤샌다. 그냥 맘 편히 놀면 미래의 내가 똥줄타면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해 내게 되어 있음. 물론 스스로의 능력을 잘 파악해야 함.
- 약속시간 지키기 길치와 조합되어 나를 매우 괴롭혔던 문제 중 하나. 스마트폰 없던 시절엔 그냥 예상시간 +1시간 해서 일찍 나갔음. 어쩌다 길도 안잃고 교통도 원활하면 1시간 30분 일찍 도착한 사람 됨. 그래도 늦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함
-남들과 대화하기
못 알아들어도 대충 눈치로 어떻게 넘기는 기술이 늘어남.
- 스마트폰은 나의 구세주. 메모장으로 기록습관을 만들려 해도 메모장 자체를 분실하던 나에게 IT세상은 말 그대로 다른 세상을 만들어 주었음 길치와 메모습관 / 알람 / 일정관리 등 많은 부분이 해결되거나 많이 개선됨. 메모를 보는 걸 잊게 될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 손안에 있기는 하다. 분실방지태그를 알게된 후 지갑과 열쇠고리, 이어폰에 분실방지 태그 달고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