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국 교환기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일이 있어서 나만 겪는건가 싶어 적어봄.
오래전 집전화를 쓸 때의 얘기.
1년에 한두번쯤 잘못 걸린 전화가 왔었다.
'아가씨 두명 보내주세요'
'??? 잘못 거셨는데요'
'OO 아녜요?'
'아닌데요'
'죄송합니다'
희한하게도 딱 1년에 며칠간만, 밝은 대낮에 하루에 한두번쯤 걸려오는, 노래방 도우미를 찾는 전화.
의문을 갖기엔 너무 드문드문 걸려오는 전화였지만
어느날은 좀 짜증이 났다.
같은 사람에게서 4번째 같은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아 거기 아니라고요~'
짜증을 내는 내게 그 아저씨는 얼떨떨한 목소리로 설명을 했다
'아니 죄송합니다. 근데 거기 전화번호가 XXX-OOOO 아닌가요?;'
'여긴 OOO-XXXX 인데요'
비슷하지도 않고 잘못 누를수도 없는 완벽하게 다른 번호.
'아니 내가 지금... 처음 두번은 잘못 눌렀다고 생각해서'
'세번째는 천천히 확인하면서 다시 눌렀는데 그리로 연결이 됐고'
'네번째는 우리 직원이랑 같이 보면서 한자리씩 천천히 다시 눌렀거든요? '
'직원도 옆에서 XXX-0000 누른게 맞다고 하는데, 왜 그리로 연결이 됐는지 모르겠네?'
짜증은 사라지고 호기심이 몰려왔다
그제서야 여태 걸려왔던 이상하게 잘못 걸려왔던 전화들이 생각났다
'다시 한번 걸어보실래요?'
곧 전화벨이 울렸다.
그 아저씨와 서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한 결과는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노래방 도우미를 찾는 전화를 건 것이 맞다.
전에도 같은 번호로 연락을 해 왔다.
하지만 일년에 한두 번씩 왜인지 그 전화는 전화번호가 전혀 다른 우리집으로 걸려온다.
서로의 마음 속에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어쨋건 결론은 알 수 없었고
이후론 그 전화를 받는 일은 없었다.
금방 이사를 가기도 했고 핸드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며 집 전화는 없어졌으니까.
잊고지냈던 이 교환기 에러(?)에 대한 생각이 또 든 이유는
오늘 또 신기한 전화가 핸드폰으로 왔기 때문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이것도 비슷한 이야기다.
별로 신경쓰지 않아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4~5년 전쯤부터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언제 와요?'
'X떡 한말 주문할라고요'
같은 전화를 가끔 받았다.
이것도 일년에 한두번쯤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
서울은 아니고 지방 어딘가에 있는 XX방앗간을 찾는 전화다.
그 주인의 핸드폰으로 전화한다는 것이 나에게 온 것이다.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전화하신 분들은 방앗간을 찾는 분들답게 주로 연령층이 높은 여성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 아버지가 그렇듯 그 나이대의 분들이 스마트폰 전화번호부를 잘 쓰지 못할 수 있다.
일일이 키패드를 누르다 잘못 누르는 것 쯤이야 흔한 일이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오늘 전화하신 분이 하신 말씀은 나를 약간 놀라게 했다
'아니... 내가 부재중 전화 온거 그대로 통화 버튼 누른건데...'
여전히 의문이긴 하다.
전화국의 교환기가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건가?
--------------------------------------------------------------------------------------------------------------
저의 실화입니다. 각색없음.
다음에 또 같은 일이 생길지 몰라 기록차 적어둡니다.
'주인장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리 검색결과 제대로 나오게 하는 법 (0) | 2023.07.10 |
---|---|
메이커페어 서울 2023 오픈확정. 참가 신청했습니다. (0) | 2023.06.20 |
스팀덱이 생겼습니다. (0) | 2023.01.01 |
전동 스탠딩 책상 교체. (0) | 2022.12.22 |
성인 ADHD 검사 후기 # 6 - 마지막. (1) | 2022.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