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탐조(야생새 관찰)에 발을 들여놓을까 말까 하는 중입니다.
원래 동물 보는건 좋아하고 새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문제는 제가 극 내향형 인간에 방콕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지요.
주말에 방문하기로 혼자 계획을 세우고 주말이 되자 역시나 가기싫다 귀찮다 속으로 외치다가
큰맘먹고 출발을 했습니다.
주차하고 길을 가는데 뭐가 옆에서 후다닥 좌우로 왔다갔다 뛰네요.
사슴인지 노루인지가 울타리로 막힌 곳에서 길을 찾고 있었습니다.
차를 대놓고 책방으로 향하는데 탐조하기 딱 좋은 곳이더군요.
뭔가 거창하게 생긴 농민회관.
주말에는 결혼식 등 행사관계로 복잡하고 주차비도 비싸다고 하니 되도록 인근 주차를 이용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건물을 뚫고 뒤편으로 넘어가면 바로 고즈넉한 건물이 있고 간판이 보입니다.
워크샵이나 외부 탐조행사 등이 있어 항상 오픈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페이지 등에 행사관련 공지가 항상 있는데 오늘은 그런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잠겨있네요?
마침 시계를 보니 12시 쯤이라 식사를 하러 가셨나 하고 주변이나 둘러보려고 나왔습니다.
쌍안경을 들고 마침 건물 외벽 배수구로 들락날락 하는 참새를 잠깐 보는데 방금 옆에 주차한 차량에서 나오신 분이
'탐조책방 오셨나요?' 하고 묻네요.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수리하느라 늦으셨다는군요.
마침 제가 쌍안경을 들고 있어서 바로 알아채셨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서 다행이네요
아기자기한 내부와 귀여운 소품들.
목적이던 조류도감류와 함께 몇권의 책을 구매하고 재미있는 설명을 듣고 나왔습니다.
사장님이 참 친절하시고 부담스럽지 않게 설명도 잘 해주셔서 먼 거리를 왔던 보람이 있네요
이곳은 새들 때문에 일부러 심었는지 사방에 오디나무가 가로수마냥 있어 땅바닥에도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어르신 두분이 열심히 줍고 있네요.
보통 저런거 보면 좀 눈쌀이 찌푸려 질 때도 있는데
여긴 워낙 많으니 땅에 떨어져 밟히고 썩는 것보다 차라리 나아 보일 정도입니다.
구매한 책을 차에 두고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왜가리
쌍안경으로 보니 순 국내산 민물장어를 잡아먹고 있던 왜가리.
맛있겠다...
여긴 가마우지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깃털의 방수력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물에 떠있을 때도 다른 물새들과 달리 몸통이 거의 잠겨있더군요.
눈앞에서 잠수하는 걸 봤는데 각기 다른 녀석들이 한놈은 나뭇가지를 물고 올라오고 한놈은 잎사귀를 물고 올라오고..
제게 이녀석의 이미지는 약간 맹탕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니 이런것도 있는데, 배율이 높긴 하지만 관리가 잘 안되어 살짝 뿌옇고 별로네요
그냥 쌍안경 보는게 나았습니다.
집에 와서 오늘 구매한 책으로 동정.
처음 본게 대백로인듯 하군요. 다리가 살짝 노랬습니다.
오리는 청둥오리 암컷인가 했는데 흰뺨검둥오리네요.
옆에서 봤을 때 흰 줄무늬가 두줄. 부리 끝이 노란색.
탐조활동이 나름 재미있긴 하지만 실외활동을 극히 싫어하는지라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더위에 약해 일단 여름이 오면 정말 아무것도 못할듯 하고 좀 시간이 지나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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