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고 들어와서 찬찬히 훑어보니.. 좀 많이 어이가 없습니다.
이런 류의 작업은 인터넷 의뢰받는곳이 그닥 많지 않고 주로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컨택하여 도면을 보내거나 해야 하는데
제 사정상 도면만 보내기에는 거리가 가깝고 직접 돌아다니기에는 약간 아슬아슬하게 멀어서
좀 퇴근하고 후다닥 달려가서 청계천 뒤지는 방법을 썼습니다만
아무래도 업체들이 문을 닫을 시간쯤에 도착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어서
처음 들어간 집에서 도면 보여주고 가공비 흥정해서 대충 예상한 가격을 맞춰보고
도면을 맡긴 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러 오늘 찾아와서 집에 돌아와 확인했더니...
버(burr) 제거를 C 따듯이 해놓는 분이로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라? 이거 왜 중심에 안 뚫려있을까요?
그런데 반대쪽은 중심에 뚫려있었다는거;; 사장님... 바이스가 헐거운가보네요...
고정부품인데... 한쪽에서 8mm 정도 탭 파야하는데 관통해놓으시고..
실수로 한쪽에 살짝 파놓으시고...
네 그래요. 버 제거를 C 따내듯이 하다 보면 저런 자국이 생길수도 있는거죠....
저런건 어차피 조립하면 안보인다는거 알고 계셨나봐요.
C 따낸 부분인데 자국이 좀 이상해요.
설마 직접 들고 줄질하신걸까요.......얼핏 보면 C가 아니라 R 같아요
따내다 보면 얇은 부분은 좀 날아갈 수도 있는거죠..
세상이 너무 각잡혀있으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직각이라도 조금의 약간씩 옆으로 틀어주고 꺾어지는 것도 삶의 여유에요
여기도 줄질하셨나봐요? 꼭 수공예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군요
개인가공물이야 뭐 자투리 금속 쓰는거고 그러다 보면 흠집 좀 있는거야 당연한 거고요.
힘들고 지쳐 술한잔 먹고 작업하다 보면 한번 뚫는데 세번씩 잘못 찍는일도 있는거죠
기계가 좀 오래 되다 보니까 밀링한번 미는데 저렇게 흔적이 남을수도 있는거에요
저건 일부러 헤어라인 처리해주신거죠?
사포로 박박 미면서 힘들어 하셨을 사장님 생각하니 죄송할 따름이에요
이 부분은 도면이랑 아예 다르게 나왔지만... 뭐 괜찮아요
기어축은 참 깔끔하네요... 그나마 다행이에요
키 홈 옆면의 자국은 마치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주는 골동품의 포스가 느껴져요
거기다 중심에서 살짝 어긋나게 삐딱하게 파놓으셨으니 키를 아주 단단하게 잘 물고 있겠군요...
아... 가공업체 많이 다녀본건 아니지만 이런 작품은 정말 처음 봅니다...
대림상가 옆골목 대명정밀 사장님... 정말 감탄할 따름입니다.
아 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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