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인데도 여름의 열기가 아직도 가지 않은 듯 합니다.
선풍기를 아직 넣지 않았는데 슬슬 정리할 때가 되었고
최근 중국제조 선풍기를 몇년간 여러대 써봤는데 공통적인 문제가 있어
수리하는 김에 사진도 찍어 포스팅합니다.
흔한 박스팬입니다.
보통 1-2년 문제없이 쓰다가 어느날부터 잘 안돌아가기 시작하고
3단으로 켜면 돌아가기 시작하니 3단 시동해서 1단으로 쓰다가
어느날부터 3단으로도 잘 안돌아가게 됩니다.
수리는 어렵지 않으며, 준비물은 드라이버와 구리스 두가지입니다.
특별히 고급 윤활유는 쓸 필요도 없고
정밀기계용 그리스는 휘발성이 있는 경우
오히려 싸구려 구리스보다 별로 좋지 않을수도 있으니
적당히 구할 수 있는 저렴한 걸로 준비하면 됩니다.
당장 없으면 WD-40으로도 임시조치는 할 수 있습니다.
뒷면의 볼트를 제거해 후방 그릴을 제거하고요
선풍기 날개를 고정하는 볼트는 볼트를 풀려하기보다는 펜치로 고정하고
날개를 손으로 돌려주면 쉽게 풀립니다.
이제 날개를 뽑아야 하는데 잘 뽑히지 않는 경우
선풍기 날개부분을 잡고 들어올려서
모터축을 살살 때려주면 천천히 빠집니다.
흔한 싱크로너스 모터입니다.
사실 이 모터는 구조가 매우 단순하여 고장날 부분이 없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작은아버지가 월남전에 참전하시고
수당으로 사오신 일제 SONYA 선풍기는 30년이 넘도록 잘 돌아갔었죠
분해하는김에 먼지청소도 같이 하면 좋습니다.
마찰이 있는 부분은 모터축을 앞뒤로 고정하는 두 부분밖에 없습니다.
저기다 기름칠을 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죠.
임시로 사용하실 분은 빨대달린 WD-40으로 스프레이질을 약간 해준 후 그대로 조립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WD-40 같은 스프레이형 윤활유는 휘발성이 강해
오래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터의 전후파트를 고정하는 볼트 4개를 분리하면
저렇게 부품들이 떨어집니다.
크게 고장날 부분은 없지만
저 에나멜선이 끊어지면 골치아파지니
전선과 에나멜선에 강한 힘이 주어지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손으로 만져봤는데 기름한방울 묻어나지 않습니다....
앞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윤활유가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네요
오래전에 깡통 하나에 7천원인가 주고 산 그리스가 너무 많아 소량씩 덜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쪽은 틈새에 그리스를 바른 후 축을 위아래로 움직여 안으로 최대한 침투하도록 하고
뒤쪽은 그냥 바르면 됩니다.
적당히 여유있게 발라주는게 좋은데
점성이 낮은 윤활유를 쓰는경우에는 흘러내릴 수 있으므로 최소량만 발라줍니다.
다시 결합합니다.
모터 조립시에는 볼트를 대각선 순서대로 조입니다.
전원을 넣고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합니다.
이제 1단으로도 잘 돌아갑니다.
** 추가: 올 여름에도 선풍기 수리 검색어로 많이들 찾아오시네요.
저 선풍기는 여태 잘 쓰고 있지만 올해들어 다시 느려지는 현상에 분해해서 닦아보니 그리스가 많이 열화되었습니다.
그리스에도 종류가 있는데 내열성, 내휘발성이 있는 그리스를 쓰시는게 오래 쓰기 좋아요.
그리스를 바르실 땐 전에 남아있는 그리스를 깨끗하게 닦아내시고 새 그리스를 발라주세요.
미싱유나 엔진오일 등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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